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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

걷기 여행자 2024. 4. 19. 20:09


'제주 올레', 서명숙 이사장이 지은  <제주 걷기여행>을 읽고서,
지난날, 제주를 무대로 종횡무진 누볐던 젊은 날이 생각나서 그리움이 사무쳤다.

첫 제주도 여행길은,
군대에서 제대하자마자
당시 연락선을 타고 부산항 부두에서 성산포항으로 들어갔었지.
어쩌다가 한림읍 협재에서 어선을 타고 비양도로 들어가,
두 달을 살았더랬다.

한 달은 1톤짜리 고깃배를 주인 내외와 함께 탔고,
나이 어린 해녀들을 대상으로 야학(?)을 하기도 했다.
그 때, 해녀들과 만들어 먹던 호떡 맛이란!
그 후로 신혼 여행길에 비양도에 들어갔을 때엔 가게를 운영하시던 할머니는 돌아가시고,
아주머니는 두 세차례 더 만나뵐 수 있었다.
지금은 연로하실 터인데,어찌 지내시는지.

한라산 등산에 꽂혀 백록담에 오르는 5개 등반코스를 여러차례 섭렵하였다.
지금쯤은 윗세오름대피소를 지나 돈네코로 넘어가는 길의 남서벽분기점 인근의 천상의 철쭉 동산은 장관이겠다.
내가 자주 찾던 곶자왈이며 산굼부리, 비자림, 그리고 사려니숲도 그립다.

제주 올레길을 모두 다 걷기 전에도
마라도, 우도를 다녀왔지만,
그 후로 가파도, 우도, 추자도로 들어가  올레길을 걸었었다.
성산일출봉에서 섭지코지에 이르는 광치기해변, 내가 올랐던 수 많은 오름들, 그림같이 예쁜 포구를 안은 쪽빛 바다에 무던히 매혹당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건강상의 이유로
5개월의 직장생활을 접고,
다음 주에 전격적으로 탐라국 제주도를 찾게 되었다.
다음 주 주말엔 서울에서 처제 부부도 합세하게 되어,
이번 제주도 여행길은 내가 관광가이드로서 맹활약할 기회이다.

예전 비양도에서 살 때부터 귀에 익은 제주 방언도
파도에 씻기는 몽돌이 들려주는
바닷소리의 모음처럼, 물질하는 해녀의 숨비소리처럼 귓가에 맴돈다.
제주수선화며 유채꽃을 만날 수 있다면,
이번 제주 올레는 한층 빛을 발할 터인데!

우도봉, 수월봉, 용머리 해안을 지나 송악산에 불던 바람도 그립다.
고기국수, 몸국, 자리물회, 갈치회, 갈칫국, 말고기, 고등어회, 방어회, 한치물회, 오븐자개, 보말죽, 성게죽, 돔베고기, 순대국밥에 한라산 소주도 하영 그립다.
이번 제주 여행길은, 재기재기가 아니라 늘짝늘짝, 느랏느랏 놀멍 쉬멍 걸으멍
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