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
내 비록 화를 참지 못하고
큰 일을 저지르고 말았지만
이렇게까지 될 줄은
차마 몰랐다라고 말하지 말라
무서운 시간이 오고 있다
나는 동앗줄을 붙잡은 줄 알았지
그것이 썩은 새끼줄이었다니!
반성하고 참회하고 속죄할 기회가 있었다
그럴만한 시간이 있기도 했다
그런데 나를 부추기는 사람들 때문에
차마 진실을 말해 주는 사람들이 없어서
그만 하루이틀 버티다가
하는 말마다 사단이 나고
설화(舌禍)를 가져오고
거짓은 거짓을 낳고
이대로 끝날 수도 있는 것인가
한 때는 나도 순수한 사람이었는데
그것이 착각이었나?
변한 것은 없다
그렇다고 변하지 않은 것도 없다
내가 먼저 변하지 않는다면
그러나 추하게 살고 싶지도 않고
추하게 늙고 싶지도 않다
얼마든지 사람은 좋은 쪽으로 변할 수도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내 자신에게 보여주고 싶다
이대로 스스로 갇혀 살고 싶지는 않다
세상을 온통 감옥으로 만들 바에는
내가 감옥이 되더라도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고 싶다
이제라도,
정말이지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면
우리 조국에
내 한 몸 바쳐서
한 줄기 빛이 되고 싶다
그래도 의인(義人)이었다고
후세에 기억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