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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만나는 날

걷기 여행자 2024. 10. 18. 09:36


오늘은 평택CGV영화관으로 가서
영화를 만나는 날,
영화같은 삶, 영화같은 사랑, 영화같은 죽음을
실제로 경험하지 못하니까,
역설적이게도 영화를 즐겨 보게 된다.

영화를 볼 때만은
누구라도 보통 사람이 되어
빈부의 격차 없는 가상의 세상에서
대리만족, 또는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 점지한 영화는,
본지 안본지 미심쩍기는 하지만,
<노트북>과
요즘 세간의 화제작인 <보통의 가족>이다.

오후 늦게 치과의 주요 시술이 있으니까,
효율적인 시간 안배와
시내버스편으로 평택역에 가니까,
길 나선 김에 떡 먹는다고
영화 두 편을 몰아서 보게 되었다.

시방 날씨는 잔뜩 흐려 있어서
비라도 올 태세다.
가로수의 벚나무도 은행나무도
단풍색깔이 찐해지고 있다.
일주일이나 십여일 후엔
단풍놀이 행락객들이 전국의 산야를 누비겠네!
그 때에 나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기어이 가을비는 내리고,
보통 사람들의 로망인 '영화같은 인생'을
꿈꾸며 찾아온 영화관은,
평범한 사람들이 바쁘게 생계를 살아야 할
평일이어서인지 한산하기 짝이 없다.
'영화같은 인생'은 영화속에서나 존재하는 것이다.

영화 <노트북>은 본 영화였다.
그래도 감동깊은 영화를 또 볼 수 있었으니 잘 된 일이다.
아마 본 영화라는 것을 알았더라면,
오늘 안 볼 수도 있었으니까.

두 번째 영화 <보통의 가족> 상영까지는
1시간의 여유가 있어서,
평택역 종로서적에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를 샀다.
<채식주의자>는 보았지만, 다시 한 번 읽어야겠다.
오늘 영화에다 소설책에다 문화비 지출이 많지만 대만족이다.

밖에 장대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 비 그치면 추워지겠지.
서부역으로 나가 <역전호떡>에서
호떡으로 점심 해결,
그리고 아내가 챙겨준 사과와 단감이 하나씩이다.
그러다가 인연이 닿아서
성남 이매동에서 전시회 <아버지>를
기획하는 여성들을 만나 초대받았다.
평택에선 <어머니>를 주제로 전시했다는데,
몰라서 못 갔다.
세상일이란 모든 게 인연이 닿아야 하는가 보다.

영화 <보통의 가족>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주연)을 보러
상영관에 입장하니,
회사직원 40명쯤의 단체관람이 있더라.
보통의 회사가 아닌 게 분명하다!

집에서 가까운 <수치과>에서
깨진 치아에 크라운 씌우는 시술을 마쳤다.
경남 사천에서의 한달살이 여행프로그램 신청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아직 확실한 답을 할 수 없었다.

여전히 비는 퍼붓듯 쏟아지고,
치아 치료 끝마침을 축하하기 위해
한우육류마트에 들러
한우육회 한 팩 데리고 가기로 했다.
포항에서 가져온 우리의 '독도'소주가
비장의 무기가 될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