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에서
길을 가다가 고갯길을 넘는다는 것은
인생의 한 고비를 넘는다는 것이다.
내 인생길에서
굽이굽이 구절양장 고갯길을
무던히도 올랐었다.
옛길탐방길에서 오지여행길에서
일부러 찾아간 고갯길이라니!
소백산 자락의 희방사역에서 오른 죽령 옛길,
횡계에서 대관령휴게소로 가서
태백산맥 백두대간의 선자령 등산후,
강릉시내로 내려간 대관령옛길,
속초에 이주한 첫 해에 아내와 함께 넘었던 설악산 미시령옛길, 한계령고갯길,
운두령 고갯길, 박달재 고갯길, 포천과 화천을 잇는 광덕고갯길,
정믑에서 장성 백양사로 넘어가는 삼남길이 지나는 갈재,
화순의 너릿재,
그리고 오늘 열차로 지나는
황간의 추풍령고갯길 등
살아오면서 셀 수 없이 많은 고갯길을 넘었구나!
7년 가까이 전국의 멍산을 찾아 등산하던 때,
산엔 오르막길, 내리막길, 작은 고갯길이
박허 있어서
인생의 축소판을 사는 듯 하였다.
고갯길 너머 또 고갯길은
밭의 이랑과 고랑,
파도의 솟구침과 자지러짐이
자연의 생태순환을 이루는 것처럼
굴곡진 삶을 지탱해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