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수청동의 물향기수목원을 나와
오산 오색시장 가는 길,
오늘은 오색시장 오일장(3, 8일)이어서
시장과 시장 사람들에 대한 삶의 모습에
마음 설레는 기대가 있다.
니는 타고난 장돌뱅이 신세였으리라.
노마드 유목민의 후예로서
정착지를 찾아 유랑하고
세상을 떠도는 방랑자, 에뜨랑제, 배가본드였으리라.
아내는 오산대역에서 집으로 돌아가기로 하고,
나만 오산 오색시장을 거쳐 오산역으로 걸어가는
미션(?)을 수행하기로 했다.
도중에 궐동에서 오산천 인도교까지는
삼남길을 따라갈 수 있으리라.
오산 고인돌공원에서
물향기수목원 뒤쪽 숲을 지나
궐동 궐리사에서 내려온 삼남길은, 오산천을 만나
에코리움으로 흘러간다.
해남 땅끝까지의 종주길을 완보하고,
경기옛길인 삼남길의 경기도 구간인
과천 남태령고개에서 평택의 안성천교까지는 세 번 이상 걸었었다.
시방 나는 내 인생의 편린이 스며있는 삼남길의
오산의 일부 구간을 걷고 있다.
그러다가 오산천 둔치의 산책로에서
구절초꽃을 만났더라.
임실의 옥정호가 흘러 정읍에 가까운 곳에서는
지금쯤 구절초축제가 열릴 것이지만,
구절초축제장으로 적어도 서너번은 가서
꽃잔치에 참가했던 기억도 새롭다.
이 땅에 추억이 서리지 않은 곳을 찾기가
언뜻 쉽지 않을 듯하다.
오산천을 건너고 굴다리를 지나
오색시장에 이르렀을 때는 지쳐 있었지만,
재래시장에 오일장이 겹치다 보니
인산인해 북새통을 이룬 인파에 밀려
평소의 두 배나 되는 시간이 걸렸다.
오후 2:25, 오산역예서 평택역으로 가는 급행전동열차에 성공적으로 올라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