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지 않으면 눕게 되고,
누우면 병들게 되고,
병들면 죽게 되고,
병들어 죽지 않으려면,
걸어야 하는데,
오늘은 그냥 침잠이다.
수원쯤만 가도 화성 행궁에서
한글날 공휴일을 맞아
여러 축제행사가 있을 것이지만,
꿈쩍하기가 싫다.
일본어, 영어 공부에도
열공이 부족하고,
클래식 음악감상에도 시들하다.
한때는 인터넷 장기게임에
낙을 붙인 적이 있었지만,
다 부질없는 일처럼 느껴진다.
가을야구라는 프로야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을 것이지만,
한 번도 경기를 제대로 본 적이 없다.
마침내 기아 타이거즈가
코리안시리즈에서 우승을 다툴 때면
그때는 프로야구 경기를 TV시청하게 될까.
안성의 진산인
비봉산 자락의 삼봉사에선가
오늘 저녁에 불교문화축제가 열린 거라는데,
그곳에도 가지 못할 것같다.
예전에 서울 삼청동 길상사,
오대산 월정사에서 두 번,
양양 오봉산 낙산사에서의
산사음악회에 간 적이 있지만.
삶이 시들해지면 안 되는데,
침잠하면 안 되는데,
의욕이 사그라들면 안 되는데!
그래도 한동안은 이대로
묻혀 지내고 싶다.
블로그에 글 올리는 대신에
영어, 일본어 공부에 열공하면서
그냥 이대로 묻혀 지내고 싶다.
어차피 이래도저래도 부질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내일 오후에,
깨진 치아에 크라운 씌우는 일을 위한
두 번째 치료는 받아야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