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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사랑

걷기 여행자 2024. 12. 22. 17:16


20년도 넘게 책장 깊이 한 구석에 숨겨져 있다가,
오늘 탈바꿈하여 새롭게 내게로 온 책,
<나를 바꾸는 108배 대참회문> (스라마나 석호 편저)에는
<詩로 가는 화엄경>이 60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중 <사랑>을 노래한 시(詩)가 있다.


         사랑

사랑하여 안고 안깁니다
사랑을 위해 생존하진 않아도
사랑하는 것이 생존합니다
사랑함으로써 베풀 줄 알고
사랑함으로써 참을 줄 알고
사랑함으로써 노력하며
사랑함으로써 맑아집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사랑한다
말하지 말고
사랑하세요
손으로 손을 잡고 입으로 입을 맞추세요
온몸 다 맞춰 더 맞출 곳 없으면
간이며 쓸개며 다 빼내 맞추세요
사랑하므로 목숨 버립니다
사랑하므로 나를 버립니다
들에 핀 꽃도 하늘을 나는 새도
사랑하므로 살다 죽습니다
세상의 화원은 그래서 꾸며지며
세상의 허공은 그래서 채워집니다
쬐금이나마 제 자신 아까운 것 있다면
사랑도 생존도 할 수 없습니다
머뭇거리지 마세요
버리지 않는 사랑은 애욕(愛慾)을 이루고
애욕은 필연코 괴로움 남깁니다
괴로움은 어리석음입니다
어느 별에 살아도 나는 나이자
전체이므로
생존은 괴로움 될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것이 생존인 까닭으로
사랑도 괴로움 될 수 없습니다
님을 사랑하여 나는
밤낮없이 안고 안깁니다
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