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우리에게 불쑥 다가온
고난과 시련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그러면서 고통을 감내할 수 있는 힘이
우리에게 얼마나 남아 있는지 가늠질하게 된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이번 12.3계엄으로 촉발된 사건이
불행한 사고로 낙인 찍힐지,
격랑의 파도를 넘어 일시적으로 우리를 거쳐간 불행 중 다행의 사건으로 끝날지,
슬기로운 우리 국민의 역량에 달려 있을 것이다.
일시적인 사건으로 끝나서 잘 매듭지어지면,
우리 국민이나 사회, 국가에게
더욱 성숙한 발전의 계기가 되겠지만,
만에 하나 회복불능의 사고로 기록되면은
그 과정에 맞닥뜨리는 고통과 시련과 고난,
불행의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고,
그 피해는 계량하기 어려운 천문학적인 숫자가 될 것이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 한다.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비싼 댓가를 치루어야,
민주주의를 세우고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우리가 총체적으로 겪고 있는
시련과 고난이
불행한 사고로 기록되지 않고,
우리의 민주주의를 더욱 견고하게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그저 한 때의 한 사건으로 끝나도록
잘 갈무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