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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쌓인 현충사 가는 길~

걷기 여행자 2024. 11. 28. 12:39


단풍만 해도 곱던 현충사 단풍길에
눈이 쌓여 있을 것을 생각하면,
괜히 마음이 다 설렌다.
제설 작업이 다 되어 있지 않겠지만,
미리 전화를 해서 오늘 개장을 한 것을 확인했으니,
그런대로 눈밭의 오솔길을 걸을 수는  있을 것이다.

아내는 내가 맨날 밖에서 혼자 맛있는 점심을 먹는다고 타박이지만,
그것이사 아내가 길을 따라나서지 않아서 그리 된 것이고,
밥때가 되었는데 쫄딱 굶는 것보다는 낫고,
혼밥이 꼭 맛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아무렴 아내와 둘이서 먹는 점심 맛에 어찌 비교할까.
나로서도 오늘은 무엇을 먹을꺄 하고 염려하지 않는 편이 열 번 낫다.

온양온천역에 내리니 쌓인 눈이 없다.
눈이 오는 대로 비가 와서 금방 녹았다는 것인데,
이에 비해 천안엔 눈이 엄청 왔다는 것.
아산 현충사는 과연 어떨까.
그런데, 어쩌다가 나는,
눈을 찾아다니는 남자가 되었나?
온천족욕을 할 수 있는 온양온천시장 입구 맞은편에서
현충사로 들어가는 970번 시내버스를 기다리는데,
햇빛이 나고 비가 내리고 이상한 날씨다.

눈 쌓인 현충사가 아니라,
비 오는 현충사에서 걸었지만,
나름대로 좋았다.
오늘 같은 날은 참으로 만나기 어려워서
결과적으로 오기를 잘했다.
버스정류소의 뜨끈뜨끈한 의자에서
15분 후에 올 온양온천으로 가는 971번 시내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눈 대신 비가 내리는 현충사에서
눈 쌓인 길이 아니라,
눈이 시나브로 녹고 있는 현충사에서
가을을 떠나보낸다.

온양온천역에 돌아와서,
오늘은 'ㅇ'신경외과병원에 갈 시간에 쫓겨
온천족욕도 못하고,
시장통에서 한 장에 5,000원하는
오징어부추전도 못먹고,
기상 악화로 줄줄이 연착하는 전철을
마냥 기다리고 있다.
현재시간,, 오후 3:30,
오늘은 점심을 먹을 시간이 없겠다.

나는 찬바람 부는 플랫폼에서 40분을 기다려
펑택역으로 가는 전철을 탈까말까 하지만,
한 시간을 기다린 사람들도 있다.
코레일은 해도해도 너무한 것 아닌가.
전철은 레일 위를 달리는 건데, 운행 차량을 얼마나 줄였나?
무슨 파업이라도 한 줄 알겠다.
안내방송이라도 제대로 해서 지연 시간을 포함하여
대략적인 출발시간이라도 미리미리 알려주어야지,
기껏 기상악화로 전동열차가 지연되어서 죄송하단 소리밖에 못하나?
이럴줄 알았으면 시장에서
오징어부추전이라도 먹고 올 것을 그랬다.

세 번째 허리주사를 맞고 (가장 아팠던 것같다),
물리치료까지 마치니, 오후 6:30.
무지 배가 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