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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입춘(立春)에 부쳐~

걷기 여행자 2025. 2. 3. 18:36



      추천사(鞦韆詞)
                -시,  未堂 서정주

항단(香丹)아 그넷줄을 밀어라
머언 바다로
배를 내어 밀 듯이,
향단(香丹)아
이 다수굿이 흔들리는 수양버들나무와
벼갯모에 뇌인 듯한 풀꽃뎀이로부터,
자잘한 나비새끼 꾀꼬리들로부터
아조 내어밀 듯이, 향단(香丹)아

산호(珊瑚)도 섬도 없는 저 하늘로
나를 밀어 올려다오.
채색(彩色)한 구름같이 나를 밀어 올려다오.
이 울렁이는 가슴을 밀어 올려다오!

서(西)으로 가는 달 같이는
나는 아무래도 갈 수가 없다.

바람이 파도(波濤)를 밀어 올리듯이
그렇게 나를 밀어 올려다오.
향단(香丹)아.


    
         춘향유문(春香遣文)
                          - 서정주

안녕히 계세요,
도련님.

지난 오월 단옷날, 처음 만나던 날
우리 둘이서 그늘 밑에 서 있던
그 무성하고 푸르던 나무같이
늘 안녕히 안녕히 계세요.

저승이 어딘지는 똑똑히 모르지만
춘향의 사랑보다 오히려 더 먼
딴 나라는 아닐 것입니다.

천 길 땅 밑을 검은 물로 흐르거나
도솔천의 하늘을 구름으로 날더라도
그건 결국 도련님 곁 아니예요?

더구나 그 구름이 소나기 되어 퍼부을 때
춘향은 틀림없이 거기 서 있을 거예요!


*입춘(立春)이라고는 해도
찬 바람 불고 추워서
산책 나갔다가 한 시간만에 돌아왔다.

오전에는 서가를 정리하다가.,
한 구석에서 '<꿈꾸는 춘향>- 판소리 여섯마당 뜯어보기 (설중환 지음)'를 찾아내어
제1부 '춘향가- 우리 모두 양반이 되자!'를 읽었다.
그리고 박애리 명창의 판소리 완창, <김세종제 춘향가>를 감상했다.

오후엔 소리꾼 한혜선의 <김세종제 박계향바디의 춘향가>를 감상하고,
지금은 소리꾼 박지윤의 완창판소리 <김세종제 춘향가>를 감상하고 있다. (2021.10.18 공연)

'사랑 1번지' 남원 사랑이 유별난 나로서는,
춘향 사랑이 지극할밖에!
광한루원의 오작교, 대나무숲의 춘향사당,
그리고 요천을 건너 춘향테마파크,
주천의 육모정 앞의 춘향묘에 이르기까지 수차례 발길을 옮기었느니!
남원(南原)에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