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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쌓인 물향기수목원 가는 길 2~

걷기 여행자 2024. 11. 28. 11:01


오늘도 어제에 이어
오산의 물향기수목원에 모습을 나타내려고
전철을 타고 오산대역으로 가고 있다.
단풍나무에 쌓인 설경(雪景)이
날 향해 마구 손을 흔들어대는데
배길 재간이 내겐 없다.
아내의 잔소리를 무릅쓰고서라도 떠나온 길,
성급히 찾아온 겨울의 문턱에서
만추(晚秋)의 가을을 떠나 보내야할 의식이라도 치루는양
비징한 마음으로 물향기수목원을 찾아 간다.

그러나, 물향기수목원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이틀간 쌓인 눈으로 소나무 가지가 부러지는 설해목(雪害木) 때문에
안전상의 이유로
수목원 입장이 전면 차단된 것이다.

관람객도 사진 작가 지밍생들도
그중엔 시인(詩人)도 있었을까,
모두 아쉬운 발길을 돌리는데,
내일이라고 쉽게 문이 열린다는 보장도 없다.
하릴없이 오산대역으로 나와서
갈 길을 잃었다.

방금 집에 전화를 해보니,
절임배추는 택배 도착이 오리무중이라,
신창행 전철을 타고 현충사로 가기로 했다.
인연이란 참 묘한 것이어서,
엊그제 다녀온 현충사엘 또 가게 생겼다.
순전히 물향기수목원에 들어가지 못해서
차선책으로 선택한 곳이지만,
오늘은 현충사만 살짝 들렀다가,
평택역으로 돌아와야겠다.

세 번째 허리주사는 오후 4시 반 예약이니,
지금부터 4시간은 자유시간이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전철 안은 따뜻해서 좋다.


  수목원 울타리 밖에서 바라볼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