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 와서 생각한다.
지난날 일출 명소 호미곶을 적어도 다섯번은 찾아갔던 일도,
동해안의 코리아트레일, 해파랑길읕 따라
동해안 최북단 고성에서부터 남하하여
포항시내를 지나
호마곶 직전의 바닷가 송정마을까지 걸었던 일도,
울릉도로 떠나고, 울릉도에서 돌아오고 할 때도
포항을 거쳐야만 했었다.
그 후로 울릉도는 묵호항이나 후포항에서도 갈 수 있게 되었지만.
영일만 포항은 죽도시장이 유명하여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 하였다.
특히 문어. 고래고기며 상어고기,
그리고 울진이나 영덕의 강구항의 대게도,
구룡포의 과메기가 말해주듯,
청어나 꽁치도 풍부한 수신물이다.
그런 포항에 부산이며 울산을 거쳐 왔고,
하룻밤을 의탁하고 있다.
내일 오후에 동대구로 가기 전까진
포항에 살어리랐다.
형산강이며 영일대해수욕장 등
내일 만나서 수인사할 명소도 도사리고 있다.
어찌 이토록 짧은 시간에
포항을 언감생심 안다핧만큼 될 것이냐.
그저 인연 한 올 풀어놓고,
매듭지었다 하면 족한 것을.
아, 울릉도하면,
25년간의 교직에서 명퇴를 결정한
그해 겨울 2월에,
그 길로 울릉도로 가서 일주일을 살았던. 기억이 새롭다.
폭설이 내린 나리분지의 설원에서
발목이며 무릎까지 빠지는 눈을 똟고 성인봉에 올랐던 일,
그 때는 동쪽으로만 해인둘레길이 조금 있을 뿐이어서
산중으로 산중으로해서
섶의 북쪽 해안마을로 갈 수 있었더랬다.
아, 그러다가 산길에서 서울의 한 여대에서 근무하는 여교수를 만나
산길, 해안길을 함께 걷는 탐방길에 있었다.
그녀는 산중 어느 마을을 가리키며
그곳에 첫 사랑이 있다 하였다.
대학에서 은퇴한 이후엔
그 언저리 어디쯤에 작은 집이라도 짓고 살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었지.
20년도 넘은 지금은 어찌 되었는지 알 길 없지만.
포항에 오면 문득문득 생각나는 에피소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