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현산으로 가는 경기둘레길과 헤어져
혼자서 칠장산들레길을 걸어
오전 11시, 마침내 3정맥분기점에 도착했다.
평소보다 두 배나 많은 시간이 걸린 셈이다.
그러나 설산에서 오랜만에 눈꽃산행을 한다는 것은 행운이요, 축복이다.
복조리마을인 신대마을은 고사하고,
인목대비가 넘어 다녔다는 바사리열두고개까지도 산행이 힘들겠다.
이 곳에서 혼자만의 산상점심을 즐기기로 하고,
배낭에서 김밥과 구룡포 과메기, 김치를 풀어놓았다.
눈을 맞으며 눈과 함께 먹는 특제 황제점심의 맛을 내사 설명하지 못 하겠다.
엄치 척! 최고의 진수성찬이다.
오전 11:35, 칠장산 정상(492m)을 오르다말고
정상 200 m 전방에서 하산하기로 했다.
요산요수, 산에서 지혜를 배운다 했는데,
관절진통제를 먹었는데도
오른쪽 대퇴부 엉치뼈 관절의 통증이 심해져서다.
지금으로선 무사히 칠장사까지 하산하는 것이 관건이다.
지팡이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12시 정각, 밧줄과 산죽(조릿대)에 의지하여 미끄러운 눈길을 내려오는데,
5~7세 되는 남자애 둘을 데리고 젊은 부부가 산을 올라오고 있었다.
세 살 때부터 산에 올랐다니, 놀라울 따름
이다,
그나저나 평소보다 두 세배의 시간을 들여 조심조심 산을 내려가고 있다.
이렇게 해서 산에서 조난도 당하고 그러나 보다.
눈은 하염없이 내리고 있다.
오후12:25, 무사히 칠장사 나한전에 도착.
죽산으로 나가는 버스가 오후 1:40에 있으니,
아직 1시간 이상 절에서 보낼 시간이 있어서 좋다.
세상엔 감사하고 고마워 할 일이 참 많은 것이다.
오늘 나는 억수로 운이 좋다.
칠장사 아래 버스종점인 산직마을에서
경기둘레길을 따라 극락마을로 내려가다가.
신대복조리마을의 임꺽정길에서 3-2번 버스를 기다리기로 했다.
아직도 30분이나 남아서 마을 안길이며 고샅길을 둘러보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