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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에 가고 싶다!

걷기 여행자 2024. 9. 4. 06:48


남해안의 수많은 섬을 가 보았지만,
통영에서 갈 수 있는 소매물도가
가장 그립다.
이제까지 세번을 갔을 것이고,
계모임으로 아내와 함께 간 적도 있다.

십수년전 처음으로 소매물도를 찾았을 적에
그 때는 언덕배기에 폐교를 활용한 산장이 있었다.
운동장이 온통 민들레영토였고,
한켠에 하늘로 솟아 오늘 것 같은 그네도 있었지.
그곳엔. 해외에서 산을 즐겨 타고 여행을 많이한 산장지기가 있었고,
그야말로 산장식 숙소였을 뿐이었지만,
그날은 모두 다섯 명 정도가 숙박했을 것이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한 여자의 행방이 묘연했다.
핸드폰이 없던 시절이라,
사람들이 흩어져서 그녀를 찾아 섬을 뒤졌고,
절벽 위 한 켠에 오두마니 숨겨진 그러를 발견했을 땐
몸이 굳어서 겨우 산장에 업어 올 수가 있을 정도였다.

사연 많은 그녀와 통영항으로 나와서 헤어졌지만,
서울로 간 그녀는 지금쯤 잘 살고 있으려나, 그리 믿고 싶다.

내일은 그 섬에 가고 싶다.
바닷물이 빠지면 하루에 두번 걸어갈 수 있는 소매물도 등대까지 가고 싶고,
그 섬의 어딘가에서 지난 날의 내 자신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남해의 외딴 섬, 소매물도를 찾기란,
나의 마지막 여행이 될 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