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국제정원의 동문을 나와서
66번 시내버스를 타고 순천만습지로 건너간다.
현재시간, 오후 12:42,
오늘은 여유시간이 많아서 좋구나!
순천만습지(갈대밭)에 입장하기 전에
<전라도 밥상>에 들러
짱뚱어탕으로 점심을 삼기로 했다.
혼자서는 꼬마정식은 고사하고,
꼬막비빔밥도 먹을 수 없다니!
갈대밭 사잇길을 걷는다.
용산전망대는 공사중이라,
그저 갈대밭 시이로 난 데크길을 한갓지게 걷고 있다.
햇볕이 나지 않고, 간간히 바람이 불어와
순하디순한 순천의 사람들과 자연을 닮았느니.
갈대잎을 흔들며 지나가는 바람소리에
신경림 시인의 <갈대>가 절로 생각난다.
순천만 갯벌을 훑고 달려온
오늘의 바람은 축복이다.
보조전망대까지는 오를 줄 알았는데,
통행불가이다.
하릴없이 비를 부르는 바람에 기대어
내가 온 길을 돌아간다.
돌아가자고 떠나온 길이지만, 조금은 서운타.
오후 2:30, 나가는 길의 부들쉼터에 누워서
바닷바람에 스치우는 갈대숲의 울음소리를 베개삼고 이불삼아 잠시 휴식~. 아늑하고 평화롭다.
가벼워진 몸으로 어디론가 바람에 실려갈 것만 같아서.....♡ 전생이었던가,
내세였던가,
지금이 현생인 것인가.
꿈길 속에 침잠해 있는 나는.
갈대숲 속에 자리잡은 부들쉼터에서
30분 이상 풍욕을 즐기고 있다.
서걱대는 갈대의 수런거림은 자연의 협주곡인 것을.
이곳은 시방 꿈과 현실 사이를 오가는 바람통이다.
나도 한갓 바람이 되어 천지간을 떠돌고 싶을 만큼이나.
다시 해가 비추이는 갈대밭 사잇길을 가다가,
기댈 수있는 쉼터 의자를 만나서
오후 3시, 다시 장고에 들어가다.
여기쯤에서 좌선을 하면 기가 통할 것만 같다.
사통팔달의 바람이 흘러가고 흘러오는
열린 길목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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