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엔 두어번 잠을 깨긴 했지만,
피곤한 탓인지 자그만치 9시가 되도록
푹 잤다.
하룻밤 더 지오스파에서 묵어가기로 하고,
배낭에서 짐을 덜어냈으니,
가벼운 행장으로 길을 나설 수 있었다.
역전시장을 돌아 보다가,
모시잎개떡을 한 팩 사서
순천만 국가정원을 찾아간다.
오늘은 순천만습지(갈대밭)까지 돌아볼 예정이어서
한갓지게 걷게 될 것이다.
서문을 통해 국가정원 한국정원을 먼저 돌아보고 있다.
(입장료가 10,000원인데 경로가 무료라니, 조금 미안하다.)
꽃무릇(상사화)을 보고 치자꽃, 해당화꽃 향기에 취해 꽃길을 걷고 있다.
혼자서 독차지하다시피 이 길을 걷는 것도 조금은 미안할 정도이다.
한국정원을 나와 광풍각 정자에서
모시잎개떡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지나는 행인이 없어서 너무 한갓지다.
이런 망중한이라니!
'소망의 정원'을 보고서는
챙겨온 지도는 무시하고
발길 닿는대로 마음 내키는대로
길을 잡아 걷기로 했다.
어차피 보너스같은 하루의 보너스같은 여행코스가 아니던가.
굴거리나무, 다정큼나무도 만나고, 돌계단 미니등산 끝에 전망대격인 세검정에 올랐다. 또 휴식이다.
여기 있으면 세월 가는 줄도 모르겠다.
매미만 가는 여름날을 속절없이 노래하고 있을뿐.
5월이면 장관을 이루었을 철쭉순환길로
내려오니, 아담한 인공호수엔 고니떼가 놀고 있다. 세상에나!
동문쪽으로 나아가기 위해 통과하는
예전 '꿈의 다리'라고 불리웠다는 '스페이스 브릿지'의 장관은 놀랍기만 하다.
예전엔 이곳이 논밭이었다니 믿기지 않는다.
문을 연지가 10년은 넘었을 이 국가정원에서
예전 세계정원박람회도 열리지 않았나?
오늘은 햇볕은 누그러지고, 바람의 세기는 강해서 정원 산책하기에 너무 좋다. 행복하다.
동문으로 나가기 전에
'순천만국제정원 식물원'에 들렀다가,
생과일수박쥬스로 충전중이다.
이만하면 잘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