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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가는 길~

걷기 여행자 2024. 12. 17. 07:04


첫 새벽에 첫 버스를 타고
평택역으로 나가서
여수 엑스포로 가는 첫 남행열차를 타고 논산으로 간다.

그러다가, 평택역에 너무 빨리 도착하는 바람에
전철을 타고 천안역으로 갔고,
06:57에 논산 가는 무궁화호 열차표를 여유있게 예매할 수 있었다. (경로, 5,200원)

오늘 충청도 땅의 어디에서 눈을 만날지, 비를 만날지 알 수 없지만,
그것도 인연일 거라고 생각하고,
꿋꿋하게 오늘 내게 주어진 길을 가겠다.

20여년 전 혼자서 네팔에 갔을 때,
카트만두의 달발광장에 숙소를 정하고,
일주일을 보내다가,
투어리스트 버스를 타고 포카라로 갔고,
포카라에서 지내는 동안에
사랑곳을 두 차례 다녀오곤,
마차푸차레나 안나푸르나의 설산에 매혹되어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떠났었다.

좀솜까지 경비행기로 가서
묵티나트까지 트레킹 코스를 따라 올라갔고,
내려올땐 다시 좀솜을 지나고,
따또빠니, 푼힐 전망대를 거처 하산했다.
가이드도 포터도 잆이 혼자서 8일 동안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감행한 것이
지금의 체력으로선 기능하지 못할 일일 것이다.

치트완 극립공원에서 사흘을 머물며
코끼리 사파리 등 어드벤처 트레킹에 도전한 것도
지금은 아주 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 힘들 것이다.

네팔에서 돌아오는 길엔 태국의 치앙마이로 기서 정글탐험에 나섰고, 고산족 소수민족이 사는 오지마을로 떠났던 것도,
육로로 캄보디아로 넘어가서 앙코르와트 유적을 찾고,
메콩강을 통해 배를 타고 프놈펜으로 들어갔던 기억도 새롭다.

이제는 이 모두가 추억 속의 일이 되고 말았는가.
석달 넘게 인도 전역을 여행한 것은 그렇다쳐도,
카트만두나 포카라, 치트완 국립공원에
한 번 더 가볼 수는 없는 것인가.
안나푸르나 트레킹은 언감생심 힘들겠지만!

07:45, 중천에 떠 있는 보름달을 보며
열차는 서대전역으로 미끄러져 들어가고 있다.
동쪽 하늘에 해도 떠올랐으니,
오늘은 해와 달이 얼마동안은
하나의 천정에 함께 공존하겠구나.

열차는 08:05에 계룡역에 당도했는데,
멀리 계룡산 준봉들이
햇빛을 받아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러다가 연산역을 지날 때는
연산천 제방길로 이어져 있을 삼남길 표지를 찾고 있었다.
서울 숭례문에서 해남 땅끝까지 걸었던
삼남길은
논산의 연무대며 탑정호를 지나기도 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