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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情)

걷기 여행자 2024. 11. 16. 14:18


정(情)이란 무엇인가.
지난번 서울에 갔을 때,
정이 많은 처제는 情이 가득 담긴,
대용량의 초코파이 한 박스를 안겨주더니,
어제는 아내표 추어탕을 가지러 온
평택 용이동에 사는 큰 아들이
10층 계단을 걸어 올라 왔을 때,
그 초코파이를 두 손녀딸에게도 나누어 주었다.

情을 붙이기도 어렵거니와
情을 떼기도 어려워서
情때문에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한다.

오후 늦게 해거름에
인천의 작은 아들이 퇴근후
안성에 내려온다니까,
내일 새벽이면 타이완(臺灣)으로 갈
아내는,
돼지뼈다귀를 한 소쿠리를 사와
뼈다귀탕이나 뼈다귀찜 준비에 들어갔다.
타이완 동부 이란(宜蘭)으로
여행을 떠나는 부모를 위해
인천에서 먼 길을 달려오는 아들도 情이요,
아들을 위해 뼈다귀탕을 마련하는 아내도 情이다.
모두가 다 情이다!

情때문에 단풍이 든 건지도 모를 일이다.
나무는 봄부터 새 잎을 내면서
연초록으로 무성한 여름날을 눈부시게 빛내더니,
마침내 가을날의 단풍으로 자신을 물들이고,
이윽고 낙엽이 지고,
겨울이 되어 나목으로 서 있다가,
겨우내 찬란한 봄을 꿈꾸는 지도 모를 일이다.

정(情) 때문에 세상이 돌아가고,
정(情) 때문에 살 맛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