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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봄은 온다

걷기 여행자 2024. 2. 10. 21:28

요양원 업무 시작한지 석달 만에
오늘같은 날은 처음이다.
음력 설날 명절을 맞아
내가 일하는 층에 입소한 어르신 가운데
병원 입원이나 외박,  외출 중인 어르신이 일곱분인데,
오후에 두 분이 더 외박이나 외출이 예약되어 있다.
이곳에서의 어르신들의 삶의 동반자이신
동료 요양보호사도 연차 등으로 근무인원이 많이 줄었다.
덕분에 어르신들과 소통하는 대화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었다.

아무리 삶이 힘들어도
오늘은 가고, 내일은 오고
그렇게 봄은 온다
다만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내시는 이곳의 어르신들에게는
누구나 기다리는 찬란한 봄은 아닐지라도
최소한의 소박한 봄이라도 맞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얼마전에 읽은 책이 생각난다.
종합병원 중환자 병동의 간호사인 김현아 님이 쓰신
'나는 간호사, 사랑입니다'이다.
이곳 요양원에서는 그만한 책임과 봉사정신, 헌신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아침에 아파트 사이로 떠오르는 해를 보며
출근 하는 것이 좋다.
집에서 요양원 일터까지는 걸어서 고작 10분 이내이지만,
지름길을 피하고 30~40분정도 마을길이며 들길을 걸어서 출근한다.
최소한의 걷기를 통한 나름대로의 건강관리인 셈이다.
오늘은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하고
출근길에서의 기대와 설레임을 느껴보기도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