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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5일장에 갔다가

걷기 여행자 2025. 3. 17. 13:29


일주일 여만에 동네 한의원에 갔다가,
아내를 만나서 함께 안성 5일장으로 나가기로 하였다.

여전히 꽃샘추위를 알리는 바람은 불어쌓는데,
오일장 풍경도 예전같지가 않다.

점심 때가 되어서
지난날 두 세 차례 찾았던 안성맞춤대로 상의 중화요리 식당을 찾아
볶음밥과 짜장면을 시켰더니,
값은 올랐는데, 맛이 예전같지가 않다.
전반적으로 짠 맛이 강해서
아내도 별로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었다.
이젠 다시 그 식당을 갈 일이 없을 것같다.

안성전통중앙시장의 '추억의 거리'를 걷다가,
무릎 관절의 통증에 좋다는 여주 말린 것을 만 원어치 샀을뿐,
찬 바람 부는 시장통을 서둘러 빠져 나왔다.

문제는 야간 10시 이후에 일어났다.
몰라서 좋은 일도 있겠지만,
그러나 감정의 통제가 안 되는 것이 진짜 문제이리라.
기다리는 봄은 오지 않고, 엉뚱한 봄이라면? 차마 봄을 만나 즐길 수가 있을까.

어제 아들이 가져다 놓은 술이 있었다.
이 삼 주전인가, 일본 출장길에 데려왔을, 일본술 (정종, 니혼슈) <懶祭 DASSAI 23>(알콜도수 15%)의 병 뚜껑을 땄다.
그리고 냉장고 냉동실에 있는 정체불명의 고기 (양고기 아니면 쇠고기)를 구워서
현재 11시가 넘도록 혼자 술을 마시고 있다.
이상엽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한밤의 음악 프로그램을 감상하면서.

가고 싶었던 여수 오동도의 동백꽃은 물 건너갔다.
'서울의 봄'이 오려는가 싶더니,
감감무소식이다.
갈기갈기 찢긴 국론분열 앞에서 한반도의 지속적인 평화와 동서간의 화합은 요원하기만 하다.

아직도 한반도는 겨울이다.
니혼슈에 취해 달아날 곳이 없다.
블러그도 희망과 위안이 되지 못한다.
그저 눈 감고, 귀 막고, 입 막고,
살아도 산 것같지 않은 어두운 세월을 살아야 한다.
수요일까지는 이상 한파 추위에 살아 남아야 하는데!